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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고흐의 인간적인모습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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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프로방스 작성일09-06-10 20:05 조회2,3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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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인상파 화가이자 정신 분열증세로 자신의 귀를 자른 빈센트 반 고흐. 그는 자신의 후원자이자 예술의 동반자였던 네 살 터울의 친동생 테오와 19여년에 걸쳐 편지를 주고 받는다. 그가 테오에게 쓴 편지를 읽어 보면 너무나도 순수한 예술가의 영혼을 발견하게 된다. 한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예술가로서의 갈등이 하나도 남김없이 그려진 고흐의 편지는 모두 668통이나 된다. 계산해 보면 한달에 평균 두통씩 테오에게 보낸 셈이다. 신학 공부를 하다가 중도에 포기한 고흐는 27살이 되서야 비로소 그림을 그리기로 결심하고 테오에게 뎃생 책과 그림물감을 보내달라고 부탁한다. 그 이후 고흐는 죽을 때까지 테오에게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으며, 순수한 영혼의 시각을 통해 사람과 대자연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냈다. 그러나 그림이 팔리지 않아 늘 가난한 화가의 신세를 벗어날 순 없었다. 그림이 팔리지 않는다는 것은 평생 그를 괴롭히는 고통 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이는 진보적인 예술가들의 공통된 여정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고흐의 삶은 가장 비극적인 예술가의 모습, 바로 그것이었지만 해맑은 영혼으로 그려진 그의 그림 속에는 "불꽃같은 정열과 눈부신 색채"가 담겨 있어 사람들을 더욱 감동시킨다. 또한 고흐가 쓴 편지 역시 감동적인 까닭은 화가이면서도 음악과 사람을 사랑했으며, 또한 자신의 예술세계를 사랑했던 고흐의 인간적인 모습이 그의 글에서 발견되는 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



1879.8.15
이번에 네가 다녀간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이었는지 말해주고 싶어서 급히 편지를 쓴다. 꽤 오랫동안 만나지도, 예전처럼 편지를 띄우지도 못했지. 죽은 듯 무심하게 지내는 것보다 이렇게 가깝게 지내는 게 얼마냐 좋으냐. 정말죽게 될 때까지는 말이다. ...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알게 되고, 자신이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존재가 아니라 무언가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사랑을 느낄 때인 것 같다...


1881.11.10~11
이 사랑이 시작될 때부터, 내 존재를 주저 없이 내던지지 않는다면 아무런 승산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사실 그렇게 나를 던진다 해도 승산은 아주 희박하지. (...) 사랑에 빠질 때 그것을 이룰 가능성을 미리 헤아려야 하는 걸까? 이 문제를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래서는 안 되겠지. 어떤 계산도 있을 수 없지. 우리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거니까. (...)


1883.12.15
아버지나 어머니가 본능적으로 (의식적으로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다. 그들은 덩치가 크고, 털이 많으며, 집안에 지저분한 발을 하고 드나들 게 분명한 개를 집에 두기 망설이는 것처럼 나를 집에 들이는 걸 꺼려 한다.





1884.10

캔버스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도 무한하게 비어 있는 여백, 우리를 낙심케 하며 가슴을 찢어놓을 듯 텅 빈 여백을 우리 앞으로 돌려놓는다. 그것도 영원히! 텅 빈 캔버스 위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삶이 우리 앞에 제시하는 여백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다. 삶이 아무리 공허하고 보잘 것 없어 보이더라도, 아무리 무의미해 보이더라도, 확신과 힘과 열정을 가진 사람은 진리를 알고 있어서 쉽게 패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난관에 맞서고, 일을 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간단히 말해, 그는 저항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1888.6.18
언제쯤이면 늘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별이 빛나는 하늘을 그릴 수 있을까? 멋진 친구 시프리앙이 말한 대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은 침대에 누워서 파이프 담배를 입에 물고서는 꿈꾸는, 그러나 결코 그리지 않은 그림인지도 모르지.





1888.6

타라스콩이나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는 것처럼, 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죽으면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 (...)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것이지.


1888.10.24
너의 짐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지기를, 될 수 있으면 아주 많이 가벼워지기를 바란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에겐 우리가 써버린 돈을 다시 벌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전혀 없다. 그림이 팔리지 않는 걸... 그러나 언젠가는 내 그림이 물감값과 생활비보다 더 많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걸 다른 사람도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지금 원하는 건 빚을 지지 않는 것이다.





1889.1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지금 바로 나를 정신병원에 가둬버리든지 아니면 온 힘을 다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내버려다오. (...) 내가 미치지 않았다면, 그림을 시작할 때부터 약속해온 그림을 너에게 보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나중에는 하나의 연작으로 보여야 할 그림이 여기저기 흩어지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 해도, 너 하나만이라도 내가 원하는 전체 그림을 보게 된다면, 그래서 그 그림 속에서 마음을 달래주는 느낌을 받게 된다면... 나를 먹여 살리느라 너는 늘 가난하게 지냈겠지. 돈은 꼭 갚겠다. 안 되면 내 영혼을 주겠다.


1889.9.7~8
삶은 이런 식으로 지나가버리고 흘러간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일할 수 있는 기회도 한 번 가면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맹렬히 작업하고 있다. 나의 경우 더 심한 발작이 일어난다면 그림 그리는 능력이 파괴되어버릴지도 모른다. 발작의 고통이 나를 덮칠 때 겁이 난다. (...)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작은 성공을 누리고 있지만, 과거에 정신병원 철창을 통해 밭에서 수확하는 사람을 내다보면서 느꼈던 고독과 고통을 그리워하는 나 자신. 그건 불길한 예감이다. 성공하려면, 그리고 계속되는 행운을 즐기려면, 나와는 다른 기질을 타고 나야 할 것 같다.






저는 가끔 그러한 생각을 합니다. 인간의 생각은 거기서거기라고 고흐같이 특별할것같은 사람도 사소한 고민이나 물질적인 궁핍의 불편함에서 자유롭지 못했죠. 저같이 평범하지만 삶의 방식에 의미부여를 많이하는 사람한테는 위안이 되는 얘기들이죠. 그래서 위대하지만 평범한 고흐의 삶이 많은 사람들한테 오래도록 회자되는것 같군요. 정의로운 평범한 사람들 화이팅!! ---프로방스---

[이 게시물은 프로방스펜션님에 의해 2022-07-28 13:56:03 여행후기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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